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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사

죽고 싶다

지난주 자기 전 늘 아들과 딸이 누워서 싸웠다. 말로 몸으로...

난 기도하고 빨리 잠을 자고 싶은데 싸우는 아들, 딸을 보며 결국 소리를 지르고 싫은 소리를 하며 그렇게 기분 나쁜 상태로 잠에 들었다. 그걸 매일 같이 하니 정말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러다가 목요일,

그 날은 딸이 눕자마자 바로 잤다.

그래서 아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생겼는데 아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잠 자려고 하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말을 듣고 나는 사실 너무 충격을 받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어떻게 말해야하지 그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기도하면서 생각했다.

 

주님 지혜를 주세요.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요?

 

아들에게 말했다.

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들이 말했다.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아들이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말을 했지만

아들은 동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아들은 자기 전에 나의 팔꿈치를 만지며 그 날 게임했던 이야기를 포함해서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자기 전에 내게 쏟아내는 루틴이 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딸이 너무 시끄럽다고 오빠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사실 나도 잠을 일찍 자고 싶으니 아들, 조용히 이야기해, 이제 그만 이야기해라고 하며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잠을 자는 걸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이런 일이 본인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아직 표현이 미숙하다보니 자신이 엄청 힘들다는 이야기를 '죽고 싶다'라고 이야기했구나 싶었다.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

 

아들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들은 대답했다.

5학년이 되어서 몇 개월전부터
자기 전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물었다.

그럼 잠이 들기 전까지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잠이 드는거야?

 

아들이 대답했다.

아니,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하려고 막 다른 생각을 하다가 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다른 생각을 하다가 잠을 잤다니 ㅜ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먼저 잠을 자고 있었구나는 생각에 자책감이 밀려왔다.

 

아들이 많이 예민하고 짜증도 많은 편이라 언젠가부터는 그런 아들의 짜증과 예민스러움을 내가 받아주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아들이 나에게 상처를 주면 나도 아들에게 상처를 주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엄마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라 미숙하게, 미성숙하게 아들을 대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아직도 아이인데, 아들이 어느 정도 키가 자라고 몸이 커지니 그 어렸을 때의 모습이 잊혀지고 아들을 그냥 대했던 것 같다. 아직도 나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고 더욱더 마음을 만져주고 친절하게 가르쳐줬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다그치고 잔소리만 늘어놓고 예쁘게 말해도 되는 것을 상처를 주며  뾰족하게 아이의 마음을 찔렀다.

 

참 감사했던 것은 그 날, 목요일 이른 아침,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이런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이 깨달아졌다. 나는 항상 우리 아들이 문제다. 아들이 아직 미성숙하다. 등의 이유를 들며 엄마를 존중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한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아들을 사랑으로 대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그런데 그 날 엄마인 내가 더 어른인데, 아들은 사실상 어른으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이고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가 혼자서 헤쳐나가는 것이 어렵고 그래서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하는데 내가 그렇지 못했고, 내가 더 미성숙했구나, 내가 아들의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것을 문제라고만 바라보고, 아들의 힘듦을 외면했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흘렸다. 회개했다. 엄마, 정말 내 힘으로 하려고 하면 어려운 일, 내 스스로 할 수 없으니 주님, 나를 도와주세요. 제가 엄마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과 지치지 않는 힘을 부어주세요. 라고 기도했다.

 

그럼 깨달음이 있었기에 아들이 저녁에 한 이야기가 많은 충격이긴 했지만 그래서 아들을 안고 같이 기도하며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내가 상처주었던 말과 행동, 표정 등에 대해서 사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들도 나도 엉엉 울었다. 우리 아들이 태어났을 때 손가락 끝에서 팔 접히는 부분의 길이만큼의 키였다. 이렇게 작고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내 품에 꽉 차게 안길만큼 컸는데, 이 감격스러움을 잊고 내가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살았던 걸까? 후회했다. ㅠㅠ

아들이 째려본다고 똑같이 째려보고 아들이 나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다고 나도 비꼬아서 아들에게 그런 말을 하고 ㅜㅜ 참 부족함 많은 엄마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 죽고 싶다는 생각은 나쁜 생각이야,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기도하자. 우리
엄마가 같이 기도할게.

아들을 안아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표현이 미숙해 '죽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그만큼 힘들었을 우리 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네가 죽으면 너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동생 등
모두가 얼마나 마음 아프고 슬퍼하겠어.
힘들면 엄마한테 이야기해.
엄마가 같이 도와줄게.

 

그 날 나는 아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해주고 아들의 이야기에 더 많이 경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가정이 믿음의 가정으로 세워져가는데, 많은 방해가 있을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도할 것이다.

대적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가정은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지켜주셨고, 지금도 지켜주시고 앞으로도 지켜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 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

 

우리 아들, 딸이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 정말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늘 넘치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구한다.

나와 함께하셔서 나에게 늘 큰 은혜 베풀어주시는 주님,

우리 아들, 딸, 그리고 우리 남편까지

이 가정을 사용하여 주시고 이 가정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